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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눅 22:46) 이르시되 어찌하여 자느냐 시험에 들지 않게 일어나 기도하라 하시니라



마지막 날 밤입니다. 이제 오늘 밤이면 예수님께서 잡히게 되고 내일 십자가의 처형을 당하게 됩니다. 제자들과의 마지막 만찬을 마치셨습니다. 그리고 잡히기 직전 마지막 순간입니다. 


드디어 그 순간이 온 것입니다. 그동안 수차례 이 날이 오게 될 것을 제자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모르고 있다가 이런 일이 닥쳐도 힘들텐데 예수님은 다 알고 계셨습니다. 어떤 일이 일어날지, 어떤 고통을 당해야 하는지, 그 고통이 얼마나 큰 지 다 알고 계셨습니다. 알고 계셨으니 얼마나 힘드셨을까요?  


그런데 말입니다. 마지막 이 순간, 최후의 이 순간에 예수님께서 무엇을 하셨는지 아십니까? 어제 21장에서도 나왔던 그 감람산에 가셔서 기도하셨습니다. 


"예수께서 나가사 습관을 따라 감람 산에 가시매 제자들도 따라갔더니" (39절)


오늘 누가복음은 이 장면을 기록하면서 유독 이 표현을 쓰고 있습니다. "습관을 따라".... 습관을 따라 감람 산에 가셨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마지막 순간이었습니다. 이제 곧 십자가의 고통을 당해야 하는 최후의 순간이었습니다. 그런데 누가는 지금 최후의 순간이기 때문에, 큰 일을 앞두고 있는 중요한 순간이기 때문에 예수님께서 기도하러 가셨다고 기록하고 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습관을 따라" 감람 산에 가셔서 기도하셨음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어제처럼, 평소에 늘 하시던 습관을 따라 기도하러 가셨다는 것입니다. 


정말 중요한 표현입니다. 어떻게 기도생활을 해야 하는지 중요한 것을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마지막 날까지 본을 보여 주셨습니다. 


기도는 그렇게 해야 하는 것입니다. 특별한 일 있을 때만, 문제가 생겼을 때만, 힘들고 고통스러울 때만, 그 때만 잠시 반짝 하는 것이 아닙니다. 평소에 해야 합니다. 습관을 따라서 해야 합니다. 매일 정기적으로 해야 합니다. 기도가 습관이 되고 삶이 되어야 합니다. 


물론 날이 날이니만큼 예수님도 오늘은 특별한 기도를 하셨습니다. 얼마나 간절히 기도하셨는지 예수님의 기도하시는 모습을 이렇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예수께서 힘쓰고 애써 더욱 간절히 기도하시니 땀이 땅에 떨어지는 핏방울 같이 되더라" (44절)


예수님도 이렇게 기도하셨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이셨는데, 십자가의 죽음 후에 부활하실 것을 알고 계셨는데, 잠시만 참으면 이 고통이 지나갈 것을 알고 계셨는데, 그런데도 그렇게 간절히 기도하셨다는 것입니다. 그 고통이 얼마나 컸으면, 얼마나 견디기 어려우셨으면, "힘쓰고 애써 더욱 간절히" 기도하셨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이런 모습과 대조되는 너무나도 유명한 이 장면, 저 위의 그림과 같은 장면, 이 순간, 예수님께서 땀이 핏방울 같이 되도록 간절히 기도하시는 이 순간, 제자들은 피곤하여 그만 졸고 있었습니다. 그 장면이 성경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 중요한 순간, 구지 기록하지 않아도 될 장면을, 예수님의 사역에 대해 기록하지 않은 것도 많을텐데, 구지 이 장면을 공관복음 모두에서 빠짐없이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바로 이 장면이, 참으로 한심하고 어이가 없는 이 장면이, 오늘날도 그대로 일어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 제자들의 모습이 바로 저의 모습인 것 같습니다. 바로 오늘날 많은 성도들의 모습인 것 같습니다.  


예수님은 간절히 기도하시고, 우리는 육신이 약하고 피곤하여 그 옆에서 졸고 있는 모습 말입니다. 도무지 기도하지 않는 우리의 모습 말입니다. 


성경에 이런 말씀이 있는 것 아시지요?


"이와 같이 성령도 우리의 연약함을 도우시나니 우리는 마땅히 기도할 바를 알지 못하나 오직 성령이 말할 수 없는 탄식으로 우리를 위하여 친히 간구하시느니라" (롬 8:26) 


지금도 성령님은 말할 수 없는 탄식으로 우리를 위하여 친히 간구하고 계신다고 말씀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마땅히 기도할 바를 알지 못하여 기도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육신이 연약하여 기도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기도해야지 생각만 하고 있습니다. 기도를 하여도 잠시 뿐입니다. 힘쓰고 애써서 간절히 기도하는 모습이 많이 줄었습니다. 


예수님께서 함께 간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이것을 위해서 기도하라고 말씀하십니다. 


"그 곳에 이르러 그들에게 이르시되 유혹에 빠지지 않게 기도하라 하시고" (40절)


"이르시되 어찌하여 자느냐 시험에 들지 않게 일어나 기도하라 하시니라" (46절)


유혹에 빠지지 않게, 시험에 들지 않게 기도하라고 하셨습니다. 같은 말입니다. 어떤 유혹을 말씀하는 것일까요? 예수님께서 기도하신 내용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신 예수님께서 조금 떨어진 곳으로 가셔서 이렇게 기도하셨습니다. 


"이르시되 아버지여 만일 아버지의 뜻이거든 이 잔을 내게서 옮기시옵소서 그러나 내 원대로 마시옵고 아버지의 원대로 되기를 원하나이다 하시니" (42절)


무슨 유혹입니까? 무슨 시험입니까? 아버지의 뜻이 아니라 내 뜻대로 하고자 하는 유혹입니다. 아버지께서 원하시는대로가 아니라, 내가 원하는대로 되기를 바라는 유혹입니다. 그렇게 되지 않도록 기도하라는 것입니다. 


예수님도 그것을 위해서 기도하셨습니다. 우리도 그것을 위해서 기도해야 합니다. 그렇게 기도하지 않으면 유혹에 넘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시험에 걸려들 수밖에 없습니다. 


기도하지 않으면, 내 뜻이 이루어지기를 원하는 시험에, 내 육신과 마음이 원하는대로 하고자 하는 유혹에 넘어가게 됩니다. 그래서 세상을 따라서 살게 됩니다. 세상 풍조를 따라가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십자가는 피하게 됩니다. 아버지께서 마시라고 주시는 잔을 마시지 않게 됩니다. 


내 뜻이 아니라 아버지의 뜻을 따르기 위해서, 내가 원하는 삶이 아니라 아버지가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서, 세상이 아니라 아버지를 따라서 살기 위해서, 그러기 위해서 기도해야 하는 것입니다. 기도하지 않으면 그렇게 살 수 없는 것입니다. 


그것을 위해서 마지막 순간에 예수님도 기도하셨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예수님도 평소에 매일 아버지의 뜻을 구하는 기도를 하셨습니다.  


예수님이 이렇게 당부하십니다.


"이르시되 어찌하여 자느냐 시험에 들지 않게 일어나 기도하라 하시니라" (46절)


"어찌하여 자느냐.... 일어나 기도하라"


어찌하여 그렇게 기도하지 않느냐?


어찌하여 그러고 있느냐?


이제 그만... 일어나 기도하라!


......


주님의 음성에 순종합시다. 


일어나 기도합시다. 


그만 자고 일어나 기도합시다. 


예수님처럼 우리도 습관을 따라 기도합시다.


아버지의 뜻을 이루는 삶을 살기 위해, 이제 그만 일어나 기도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