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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가복음 14:1-11]

 

4.어떤 사람들이 화를 내어 서로 말하되 어찌하여 이 향유를 허비하는가

 

사람들의 눈으로 보기에는 허비라 하는 것이 맞을 겁니다. 

 

그것을 차라리 삼백 데나리온 이상에 팔아서 가난한 자들에게 줄 수 있었겠다는 말이 맞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이 여인의 마음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허비라 해도 좋고

바보라 해도 좋고

 

예수님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지 드릴 수 있는 마음이었습니다. 

 

유월절 이틀전 예수님께 남은 시간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다 가르치셨습니다.  

다 보여주셨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마지막 그 길을 가셔야 합니다. 

 

마지막 그 순간에도 

어떤 사람들은 예수님을 흉계로 잡아 죽일 방도를 찾았습니다. 

 

또 어떤 사람들은 여인이 비싼 향유를 예수님께 붓는 이 장면을 보고 화를 내기도 하였습니다. 

 

그중에 한 사람, 가룟 유다는 돈을 받고 예수님을 대제사장들에게 넘기려 하였습니다.

 

아무도 주님이 가시는 마지막 그 길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대적하고, 죽이려 하고, 화를 내었습니다. 곁에 있던 제자들조차도 어떤 상황인지 파악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 여인,

뭔가 느낌이 다른 때와는 달랐는지,

정말 주님이 죽음의 길을 가시는 것만 같았는지, 

 

예수님의 장례를 준비하듯,

그 비싼 향유를 가져와

아낌없이 예수님의 몸에 부어 드렸습니다. 

 

얼마나 그 마음이 애절하였을까요

얼마나 그 가슴이 미어졌을까요 

 

요한복음에는 향유를 예수님의 발에 붓고

자기 머리털로 닦았다 하였습니다. 

 

온 집안에는 향유 냄새가 가득하였고,

예수님의 발에는 향유와 함께

그 여인의 눈물이 

함께 섞여 흐르고 있었을 것입니다. 

 

예수님의 마음과

그 여인의 마음 사이에 흐르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가슴 애절한 그 사랑이

향유 냄새와 함께

아름다운 향내가 되어

하늘을 향해 피어 오르고 있었을 것입니다. 

 

주님도 얼마나 감동을 받으셨는지

여인의 행동을 칭찬하셨습니다. 

온 천하에 어디서든지 복음이 전파되는 곳에는

이 여인이 행한 일도 기억될 것이라 하셨습니다. 

 

여인의 이 행동이 아름답습니다.

이럴 수 있는 이 여인이 부럽습니다. 

 

예수 믿는다 하면서

예수 따른다 하면서

주의 일 한다 하면서

나는 무엇을 하고 있는지 

 

계산하고 

따지고

앞뒤 가리고

 

부질없는 일로

염려하고

속상해하고

절망해하고

 

옆에 늘 같이 있으면서도 

몰랐던 제자들처럼

 

내가 누구인지도 모르고

어떤 상황인지도 모르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

무엇이 정말 중요한 것인지

모른채로 

 

안다 하면서

실상은 아무것도 

모른채로

 

나는 정말

무엇을 하고 있는지 말입니다. 

 

어리석어 보이는 

그들의 모습이

내 모습은 아닌지 돌아보게 됩니다. 

 

허비라 해도 좋고

바보라 해도 좋고

 

그래

다른 것은 못하더라도

 

바보 같은 이 사랑

다 드릴 수 있는 이 사랑

주님 한 분만으로 가득한 이 사랑

가슴 애절한 이 사랑

 

이 사랑

해 보고 싶습니다. 

 

이 여인처럼

해 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