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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가복음 14:32-42] 

 

38. 시험에 들지 않게 깨어 있어 기도하라 마음에는 원이로되 육신이 약하도다 하시고

 

“마음에는 원이로되 육신이 약하도다” 

 

이 말씀을 잘못 이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피곤하여 깨어서 기도하지 못하는 제자들을 예수님께서 위로하며 하시는 말씀으로 이해하곤 합니다. 

 

‘그래, 내가 이해한다, 얼마나 피곤하면 그러겠니, 너희들도 마음에는 원하지만 육신이 약하여서 그러는구나’ 라는 의미로 이해합니다. 

 

그래서 우리들도 종종 ‘육신의 약함’을 변명의 용도로 사용하곤 합니다. ‘나도 마음은 간절히 원하지만 육신이 약해서 그래’ 라고 말입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그렇게 변명의 용도로 사용하라고 하신 말씀이 아닙니다. 이 말씀을 하시는 상황과 그 앞에 하신 말씀을 함께 보아야 합니다.   

 

세 제자들을 데리고 겟세마네 동산에 가신 예수님의 마음은 “심히 놀라시며 슬퍼하셨다” 하였습니다. 매우 근심에 잠겨 괴로워하셨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제자들에게 “내 마음이 심히 고민하여 죽게 되었으니 너희는 여기 머물러 깨어 있으라” 라고 하셨습니다. 예수님의 마음이 심히 괴로워 죽을 지경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서 예수님은 조금 나아가사 땅에 엎드리어 간절히 기도하셨습니다.  다른 복음서에서는 이때 예수님께서 얼마나 힘을 다하여 간절히 기도하셨는지, 땀이 땅에 떨어지는 핏방울 같이 되었다고 하였습니다. 

 

그렇게 기도하시고 제자들에게 와서 보시니 그들이 깨어 있지 않고 자고 있었습니다. 그때 베드로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시몬아 자느냐 

네가 한 시간도 깨어 있을 수 없더냐

시험에 들지 않게 깨어 있어 기도하라

마음에는 원이로되 육신이 약하도다

 

상황도 그렇고, 말씀하시는 분위기도 그렇고, 베드로의 어깨를 쓰다듬으시며 나즈막한 목소리로 자고 있는 그를 위로하듯 하시는 말씀이 아닙니다. 

 

오히려 이제 일어날 상황을 전혀 알지 못하고 자고 있는 제자들을 향해 몹시 안타까워 하시는 주님의 호통에 가까운 말씀입니다. 심히 괴로워 죽을 것 같은 고통의 순간에 함께 하지 못하는 제자들을 향한 절규에 가까운 외침입니다. 

 

지금이 잘 때이냐

그렇게도 상황 파악이 안 되느냐

한 시간도 깨어 있기가 그렇게 어려우냐

 

곧 어떤 일이 닥치는 줄 아느냐

네가 이렇게 기도하지 않으면 시험에 들게 된다

 

다 버릴지라도 나는 그리하지 않겠나이다

주와 함께 죽을지언정 주를 부인하지 않겠나이다

 

마음에는 그렇게 원할지라도

너는 육신이 약하여 그렇게 하지 못한다

두려움 앞에 너도 굴복하여

나를 세 번 부인하게 될 것이다

 

그러니

시험에 들지 않게 깨어 있어 기도하라!

 

앞으로 닥치는 환난과 시험을 이기기 위해서

깨어 있어 기도하라!

 

이런 의미로 하신 말씀입니다. 기도하지 못하는 것을 스스로 위안하며 변명의 용도로 사용하라고 하신 말씀이 전혀 아닙니다. 

 

도리어 그 반대의 의미입니다. 육신이 약하다 변명하지 말고, 그렇게 육신이 약하기에 더 깨어 기도하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약한 존재들입니다. 약하기에 시험에 들기 쉽습니다. 사탄의 공격을 이기기가 어렵습니다. 우리도 얼마나 많은 경우에 주님을 부인하는 것과 같은 삶을 사는지 모릅니다. 

 

그런데 육신이 약하다는 핑계로 기도도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더 시험에 빠지고 사탄의 공격에 넘어집니다. 

 

쉽게 흔들리고 넘어지는 약한 육신을 이기기 위해서, 작은 일에도 시험에 들고 좌절하는 약한 마음을 이기기 위해서, 힘들다는 핑계로 기도의 자리에 가지 못하게 하는 사탄의 방해를 이기기 위해서, 그래서 더욱 깨어서 기도해야 합니다. 

 

잡히시기 바로 전, 그 마지막 순간에 예수님도 기도하셨습니다. 그 겟세마네 동산에 우리도 따라가야 합니다. 우리도 항상 그곳에 가서 기도해야 합니다. 

 

겟세마네 동산에 주를 생각할 때에

근심이나 걱정을 외면할 수 있을까

나를 항상 버리고 주를 따라가리라

 

갈보리산 올라간 주를 생각할 때에

나의 받는 괴롬을 비교할 수 없으리

십자가를 지고서 주를 따라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