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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 본문: 고전 8:1-13

 

묵상 구절: "만일 누구든지 무엇을 아는 줄로 생각하면 아직도 마땅히 알 것을 알지 못하는 것이요" (2절)

 

'지식은 교만하게 한다'고 1절에서 말씀합니다. 짧은 지식이 우리를 얼마나 교만하게 하는지 모릅니다. 짧은 지식으로 옳고 그름을 판단하고, 다른 사람을 판단합니다.

 

뭘 그리도 아는지, 알면 뭘 얼마나 안다고, 다 아는 것처럼, 자신은 항상 바른 것처럼, 남을 판단하고 가르치고 정죄하는 모습이 우리들 안에 있습니다.

 

사람의 기질 중에 유독히 옳고 그름을 판단하려는 성향이 강한 사람이 있습니다. 늘 바른 것을 추구하려는 성향입니다. 옳지 않은 것을 잘 용납하지 못하는 성향입니다.

 

그래서 그런 사람은 다른 사람의 헛점을 잘 봅니다. 좀 부족한 행동을 잘 찾아냅니다. 그러면서 이건 이렇고 저건 저렇고 늘 판단하는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질 않습니다.

 

제가 바로 그런 성향이 강한 사람이기에 누구보다 잘 압니다. 저도 늘 그랬습니다. 다른 사람들을 판단하는 생각이 늘 마음 안에 있었습니다. 밖에서는 잘 표현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며 살았지만 집 안에서는 아내와 자녀들에게 늘 지적하고 잔소리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이런 성향을 가진 사람이 착각하는 것이 있습니다. 자신의 생각과 기준과 지식이 늘 옳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자신도 자기의 안경을 끼고 사람과 세상을 보는 것인데, 자기가 끼고 있는 안경이 바른 것이라고 착각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지식이 그 사람을 교만하게 한다고 오늘 성경은 말씀합니다. 가지고 있는 짧은 지식이 기준이 되어서 그것으로 모든 사람과 온 세상을 판단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무엇을 안다고 생각하는 그 지식이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것임을 깨닫지 못하고 그 짧은 지식으로 다른 사람 위에서 판단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내가 가진 지식 위에 더 크고 넓은 지식이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이 전부가 아님을 알아야 합니다. 나도 틀릴 수 있음을, 내가 가진 지식과 경험이 절대적인 것이 아님을, 무엇보다 나에게는 다른 누구를 판단하고 가르칠 자격이 없음을 알아야 합니다.

 

무엇을 안다는 생각을 내려놓아야 합니다. 뭘 압니까 알기는? 내가 그 사람의 속을 다 알 수 있습니까? 내가 무엇이기에 그 사람의 인생을 이렇다 저렇다 판단할 수 있습니까?

 

주님도 판단하시지 않고 품으셨는데, 내가 뭐라고 지적하고 가르칠 자격이 있습니까? 얼마나 교만하면 나는 잘하고 있고 다른 사람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는 것입니까?

 

정말 아무것도 아닌 짧은 지식과 우물 안에 갇혀 있는 것과 같은 짧은 경험이 나를 교만하고 하고, 결국 그것이 나를 망치고 있음을 깨달아야 합니다.

 

지식과 판단이 사람을 변화시키는 것이 아닙니다. 포용과 긍휼과 사랑으로 사람을 품어야 하는 것입니다. 지식은 교만하게 하지만 사랑은 덕을 세우는 것입니다.

 

주님이 내게 주신 은혜가 그렇지 않습니까? 그냥 품으신 것 아닙니까? 그냥 덮어주신 것 아닙니까? 주님이 다 짊어지시고, 대신 값을 치루시고, 나에게는 조건 없는 사랑을 베푸신 것 아닙니까?

 

저 자신이 누구보다 그런 성향이 강한 사람이었기에 제 안에 다짐하고 또 다짐하며 인생의 철학으로 삼고 노력하려고 합니다.

 

판단하지 말고 품어야 합니다.

법과 원칙을 말하기보다는 긍휼히 여겨야 합니다.

남에게 하라 하지 말고 내가 먼저 해야 합니다.

 

저 사람이 나에게 맞추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그 사람에게 맞추어야 하는 것입니다.

 

저 사람이 잘못해서가 아니라

바로 나 때문에 하나가 되지 못하는 것입니다.

 

원칙보다

지식보다

사람이 중요합니다.

 

사람을 살려야 합니다.

사람을 사랑해야 합니다.

사람이 목적입니다.

 

판단하지 말고 품고 사랑합시다.

 

그래야 함께 웃고 함께 우는 공동체를 이룰 수 있습니다.

 

누구든지 환영받고

누구든지 존중받고

누구든지 사랑받는 공동체

 

그것이 진정한 교회 공동체 아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