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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 본문: 사 49:1-13

 

"그들이 주리거나 목마르지 아니할 것이며 더위와 볕이 그들을 상하지 아니하리니 이는 그들을 긍휼히 여기는 이가 그들을 이끌되 샘물 근원으로 인도할 것임이라" (10절)

 

목마른 여인이 우물가에 물을 길러 옵니다. 어찌 살다보니 남편을 다섯이나 두었던 여인, 이렇게 살려고 했던건 아닌데 모진 풍파 가운데에 어찌 하다보니 이런 신세가 되었습니다. 뜨거운 뙤악 볕에 사람들의 눈을 피해 혼자 다녀야 하는 외로움, 누구에게 속 시원히 꺼내놓고 말할 수 없는 그 내면에 숨겨진 깊은 죄책감과 절망감, 그 그늘 아래에 여인의 얼굴에는 웃음이 없어진지 오래되었을 것입니다. 

 

숨을 쉬고 있어 살아야 하기에 오늘도 육신의 목마름을 채워야 하는, 기쁨도 만족도 어떤 목표도 없이 그저 하루하루 숨 쉬고 살아야 하는 가련한 인생의 모습입니다. 지나온 과거의 삶이 만들어 놓은 자신의 우리 안에 갇혀서 진정한 자유를 잃은 채 종이 아닌 종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불쌍한 인생입니다. 

 

마셔도 목마른 인생, 먹어도 배고픈 인생, 가져도 부족한 인생, 무엇으로도 만족함이 없는 인생, 같이 있지만 외롭고, 열심히 달리지만 어디로 가는지 모르겠고, 이건 아닌게 분명한데 무엇이 문제인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고, 깊은 한숨만이 그 허망한 마음을 달래주는 서글픈 인생입니다.

 

그 여인이 예수님을 만났습니다. 미리 오셔서 기다리시는 예수님, 이미 다 알고 계시는 예수님, 그 앞에 서니 모든 것이 벌거벗겨지듯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외로움도 죄책감도 절망감도, 세상에 대한 분노와 억울함도 무엇 하나 숨길 수 없었습니다. 

 

어두운 그늘에 밝은 햇살이 비치듯, 긴 세월 고개한 번 들지 못하고 움크리고만 있었던 그 가슴이 시원해짐을 느꼈습니다. "이 물을 마시는 자마다 다시 목마르려니와 내가 주는 물을 마시는 자는 영원히 목마르지 아니하리니 내가 주는 물은 그 속에서 영생하도록 솟아나는 샘물이 되리라" 

 

그런 물이 있다는 말인가? 정말 내가 메시아를 만났다는 말인가? 긴 세월 인생의 방황이 그 짧은 시간에 끝나는 순간이었습니다. 과거의 흔적이 지워지고, 갇혀 있던 올무에서 벗어나고, 드리워진 그늘이 걷혀지는 놀라운 순간이었습니다. 물동이를 버려 두고 저 세상을 향하여 다시 달려가는 새로운 사명의 인생이 시작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오늘 본문은 그렇게 메시아가 오셔서 하실 일을 예언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주리거나 목마르지 아니할 것이다. 더위와 볕이 그들을 상하지 아니할 것이다. 그들을 샘물 근원으로 인도할 것이다.' 우물가의 여인은 이 말씀이 그대로 이루어짐을 보여주는 사건입니다.

 

이 여인만이 아닙니다. 예수님을 만난 우리의 인생도 그렇습니다. 예수님이 아니었다면 우리도 그저 그런 삶을 사는 인생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메시아를 만난 인생, 답을 찾은 인생, 갈 길을 아는 인생이 되었습니다. 영원히 목마르지 않는 인생이 되었습니다. 우리 안에 영생하도록 솟아나는 샘물을 소유한 인생이 되었습니다.

 

회복 받은 인생, 예수님을 만난 인생의 다음 단계는 사명을 따라서 사는 것입니다. 사명을 따라서 사는 인생은 목마르지 않습니다. 외롭지도 허무하지도 않습니다. "근심하는 자 같으나 항상 기뻐하고 가난한 자 같으나 많은 사람을 부요하게 하고 아무것도 없는 자 같으나 모든 것을 가진 자로다"

 

샘물의 근원을 만나야 합니다. 다시 목마르게 할 것으로는 인생의 근본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예수님이 답입니다. 예수님이 주시는 그 샘물이 해결책입니다. 

 

"그들을 긍휼히 여기는 이가 그들을 이끌되 샘물 근원으로 인도할 것임이라"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