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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 본문: 고전 11:2-16

 

"논쟁하려는 생각을 가진 자가 있을지라도 우리에게나 하나님의 모든 교회에는 이런 관례가 없느니라" (16절)

 

그리스도인에게 주어진 자유를 어디까지 허용할 것이냐 하는 문제입니다. 특별히 교회 안에서 내려오던 전통과 복음 안에서 주어진 자유가 충돌할 때 어떻게 해야 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오늘 본문이 다루는 문제도 그렇습니다. 여자들이 머리에 무엇을 써야 하느냐, 이제는 자유가 있으니 쓰지 않아도 되느냐 하는 논쟁이 있었습니다. 

 

이 문제에 대한 사도바울의 답은 간결하고 분명합니다. '자유가 있다 하여 모든 전통을 없애야 하는 것은 아니다, 교회의 덕이 되는 전통은 따르는 것이 옳다, 세상으로부터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 일으키는 행동은 하지 않아야 한다, 하나님께서 사람의 본성에 주신 것을 거스리지 않아야 한다.' 

 

'이런 문제로 논쟁을 하려는 자들이 있지만, 우리도 그렇고, 하나님의 모든 교회도 그렇고 지금까지 그렇게 하지 않았다'

 

당시 사회와 문화의 전통 안에서, 그때까지 하나님을 섬겨 오던 교회의 전통 안에서, 마땅히 좋은 것이라고 여기는 것은 그대로 지키라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자유를 오해할 때가 많습니다. 율법 시대는 끝나고 은혜 시대가 되었다고 하여 오해하는 것들이 많습니다. 

 

하나님께서 자유를 주실 때 경계선과 함께 주셨음을 알아야 합니다.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자유를 주셨지만, 그 자유로 무엇이든 원하는대로 다 하라고 주신 자유가 아님을 알아야 합니다. 

 

오히려 그 자유로 하나님께서 정하신 경계선을 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넘을 수 있지만 너의 자유로 넘지 말라는 것입니다. '넘지 않을 수 있는 자유'를 주신 것입니다. 

 

은혜 시대가 되었다 하여 율법의 모든 것들을 다 없애야 한다는 것은 본질을 왜곡한 오해일 수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은혜 시대이니까 무엇이든 괜찮다, 무엇이든 포용할 수 있다, 어떤 제약도 경계선도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틀린 것입니다. 

 

선을 넘어 자유롭게 가도 된다는 생각이 오늘날 동성애도 교회 안에서 용납할 수 있다는 지경까지 간 것입니다. 모든 종교에 구원이 있다고, 길은 다르지만 결국은 같은 곳에 도착한다고, 그래서 다른 종교들도 포용해야 한다고 까지 간 것입니다. 

 

남녀의 구분이 허물어지고 동성이 부부가 되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수술로 남자가 여자가 되고 여자가 남자가 되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자유가 있다 하여 넘지 말아야 할 경계선을 넘으면 이렇게 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선을 정하여 주신 것은 하나님이 창조주이심을, 그리고 우리는 피조물임을, 그래서 우리는 하나님이 정하신 선을 지키는 순종을 함으로 하나님을 섬겨야 함을 말씀하는 것입니다. 

 

선을 넘어가는 것, 할 수 있다고 하여 다 하는 것은 하나님을 무시하고 대적하는 것입니다. 무엇이든 다 하라고 주신 자유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창조의 질서를 존중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정하신 남녀의 구분과 가정의 질서를 존중해야 합니다. 교회 안에서 지켜오는 좋은 전통과 영적인 질서를 존중해야 합니다. 

 

교회의 전통이 다 나쁜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합니다. 전통은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수백년, 수천년 동안 교회가 지켜온 것이라면 다 이유가 있는 것입니다. 얄팍한 지식과 경험으로 오랜 전통을 무시하고 없애려는 시도는 자칫 하나님의 선을 넘는 지경으로 갈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합니다. 

 

다만 예수님이 지적하셨듯이 전통이 본질을 훼손하는 지경으로 가면 안 되는 것도 알아야 합니다. 전통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생명을 살리는 일, 복음의 진리를 지키는 일, 무엇보다 아버지 하나님의 마음을 아는 일이 더 중요합니다.  

 

좁은 시각을 가지면 정작 보아야 할 큰 것을 놓칠 수 있습니다. 전통과 경험과 지식에 매이면 본질을 놓칠 수 있습니다. 자신이 읽은 몇 권의 책이, 학교에서 들은 몇 마디 지식이, 자기 한 사람이 살아온 짧은 세상 경험이 전부가 아님을 알아야 합니다. 

 

남들이 안 하면 이유가 있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이 그렇게 한다면 다 이유가 있는 것입니다. 다 틀리고 나만 맞다고 생각하는 것은 자신이 좁은 우물 안에 갇혀 있음을 반증하는 것입니다.

 

자유는 질서 안에서 누려야 합니다. 모든 것이 가하지만 덕을 세우는 것이 먼저이어야 합니다. 사람을 살리고 공동체의 하나됨을 지키는 것이 먼저이어야 합니다. 무엇보다 하나님의 영광이 최우선이어야 합니다.